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악은 매번 새로운 형태로 그 진부한 얼굴을 바꾸며 세간에 파장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한때 떠들썩했던 악행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혀진다. 대략 오 년. 세간은 카마카리 소이치로라는 이름을 금세 잊을 것이다. 카마카리 이사나가 의학부를 졸업하고 실습을 마쳐 사회로 나갈 즈음이면, 부모의 사회적 허물은 그녀의 발목을 현실적으로 붙잡기 어려울 것이다. 그녀는 부모의 비참한 몰락을 목도했고, 그들의 진절머리나는 면모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무엇을 잘할 자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의사의 길을 꿈꿨다.그러니 그녀가 지금까지 늘어놓았던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할 이유들’이란 결국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었다...
당신은 타인의 면면을 얼마나 자세히 파악할 수 있는가? 그 능력을 설문의 형태로 1에서 10까지 수치화 해보자. 1을 최소치로 설정하여 ‘그러하지 못하다.’라고 라벨링하고, 5를 ‘때때로 그러하다’로 표기한다. 남은 10을 최대치로 두어 ‘사람 속 알기를 귀신 같이 한다’, 라고 세분화된 구분값을 나눌 수 있다. 이러한 기준표를 바탕으로 기죠 아리히코라는 청소년의 ‘타인을 가늠하는 실력’을 어림잡는다. 평소의 행실과 주변의 평가로 산정하건데, 약 6에서 8사이의 범위값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제 일부는 반문할 것이다. 어중간한 범위성 점수 매기기는 대체 무엇이냐고 말이다. 모호한 기준만큼이나 답 또한 모호하기 짝이 없다. 대다수의 타인이 대략 7 정도라면, 어떤 개인에 한해서는 그들의 양육자가 ..